포노사피엔스는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최재붕 교수가 2014년부터 약 1200여회 가량 전국을 돌며 강의했던 것을 토대로 만든 책입니다.

빌려읽은지는 시간이 좀 되었습니다. 서평을 쓰기에 찜찜한 게 남아있었기때문입니다.

일단 저자의 주장에 꺼림칙한 부분이 있어서입니다.

최근 그것에 대한 제 나름의 생각이 정리가 되어 이렇게 포스트를 작성합니다.

덧붙여 이제 책을 읽을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에 정리해놓기 위해 평소같으면 한 번 읽고 넘어갈 책들도 신중히 읽고 있습니다.

자연스레 글쓸때 힘이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어요.ㅎ

 

 

 

 

포노사피엔스는 단순화시켜 다른 말로 표현하면 스마트폰을 든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인터넷이 보급된지는 꽤 되었지만 우리 사회의 소비패턴을 바꾼 결정적인 사건은 스마트폰 개발직후보다 사용하니 좋더라는 의식이 팽배해지며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생긴 것입니다. 따라서 이 책에선 소비, 홍보 등의 권력을 공급자(매스미디어, 기업 등)에게서 뺏어온 주체적 소비자로도 쓰입니다. 이들이 사회에 일으킨 변화를 책에서 여러 가지 예를 들며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터넷뱅킹시절엔 컴퓨터가 있어야 해 직접 은행에 가서 해결해야 할 일이 없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뱅킹이 보급되고부터 그 간편함에 정보에 소외된 계층이나 특별한 업무를 보는 사람들만 은행에 갑니다. 당연히 최소한 필요한 은행인력이 줄어들고 자연스레 은행지점이 우리 주변에 많이 없어지게 된 원인이 됩니다.

 

유튜브 광고를 티비광고보다 더 봅니다. 방송사의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수입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경쟁력있었던 방송사도 구조조정을 하거나 유튜브에 자신들이 만든 컨텐츠를 짧은 동영상으로 편집해 제공하면서 살길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고나서 자발적으로 신문명을 받아들인 포노사피엔스. 그들은 기업들의 홍보에 쉽게 설득당하지않습니다. 콘텐츠 소비자이자 주체이기도 한 포노사피엔스는 기성 광고보다 제품실제사용자들의 후기, 소위 말하는 입소문을 토대로 소비를 결정합니다. 그런 정보가 몇 번의 터치만으로 찾아지거든요. 언제어디서나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기성세대와 대기업을 위시한 언론단체 등은 이런 빠른 소비자들의 변화에 발빠른 대응을 못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말이죠. 왜냐하면 신문명에 대한 반가움보다 거부감과 두려움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문명을 못 쓰게 억제하는 정책을 주로 씁니다. 셧다운도 그 중 하나입니다. 

 

특히 기성세대는 게임에 대해서 지독하게 싫어합니다. 수능공부시간 뺏긴다 이거죠.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게임이 돈을 왠만한 제조업보다 벌어다주니 솔깃합니다. 기성세대들은 가치관에 혼돈이 오지요. 돈은 벌어야 되고 근데 공부는 시켜야하는데.

 

저자는 다른 나라는 이런 면에 대처를 오히려 유연하게 하고 있다며 정신차려야된다고 설파합니다. 중국은 소비패턴 자체가 왕훙(우리나라로 치면 인플루엔서)마케팅으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답니다. 미국은 택시를 대체할 수있는 우버에 대해 마치 마차가 대중교통수단일때 핸리포드 자동차처럼 불쑥 튀어나온 발명품으로 취급하는 연방법원 판결이 났습니다. 쉽게 말해 마차와 말들이 소비자들이 어떤 걸 선택하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텃세부리지 말라 이겁니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마차보단 자동차가 편했기때문에 자동차보급률은 점점 늘어났으며 자연스럽게 마차는 결국 없어졌습니다. 관광지에서 가끔 볼 수있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주장합니다. 소비자는 편한 것을 자연스럽게 선택한다고. 한 번 편하다고 느끼면 다시는 예전의 불편함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기술이 발전해 누워서도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엎드려서 우버를 불러 택시를 부를 수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으로 배달원이 카드결제기를 가지고 오지 않고 미리 결제된 상태로 음식만 옵니다. 음식을 고르는 과정도 업체별 리뷰 및 별점으로 선택합니다. 이런 막강한 정보 접근성에의 편리함을 법과 제도 윤리가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결국은 쓸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게 변화되는 사회를 이끌어가는 건 기업이나 국가가 아니고 포노사피엔스라고 하는 스마트폰을 든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여기에 대처해야할까요?

 

저자는 기술이 혁명을 일으킨게 아니라 그 기술을 쓴 사람이 주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공허했던 손님은 왕이라는 구호가 앞으로의 시대에는 절대적인 명제가 되어버려 일방적인 제품공급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즉, 사람을 깊게 이해하는 자만이 앞으로의 부를 거머쥔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무턱대고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방식으로 물어봤자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릅니다. 근현대 자동차를 보급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헨리 포드가 '사람들에게 어떤 이동수단을 원하는지 물어보면 좀더 빠른 말이 이끄는 좋은 마차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들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얘기했습니다. 이 사고방식은 스티브 잡스가 그대로 이어받아 아이폰이라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진 몰라도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기계를 발명하기에 다다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활동한 흔적들이 담긴 빅데이터를 모으고 해석하는 기술과 통찰력에 그 답을 찾고자 한답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흘리는 정보들을 취합해 분석하고 예측도구로 쓴다면 트렌드가 읽히고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신기술을 한시바삐 도입해야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걸림돌이 있습니다. 수능공부에 방해된다는 것이지요. 스마트폰을 애들에게 쥐여줘야되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많은게 현실입니다. 성적올리기 힘드니까요. 하지만 저자는 수능공부로 좋은 대학은 갈 수 있지만 세계에서 원하는 인재로 거듭나긴 힘들다고 설파합니다.

 

물론 여기서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조금 있어요. 빌 게이츠,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아마존 창업자이자 CEO 제프 베조스 등은 미국 명문대 출신입니다. 중퇴했다는 얘기로 대학안나와도 된다는 오해를 할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은 대학교육이 품을 수 없는 초 인재들입니다. 그 점을 놓쳐선 안됩니다. 그렇다면 최재붕 교수가 주장하는 포노사피엔스 시대에 앞서가는 인재는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요?

 

 

 

 

저자는 이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해보고 영상도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도 해보고 학습도 구글신과 커뮤니티를 통해 효율적으로 해야한다고 합니다. 저자에게 자녀가 없어서 편하게 주장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도 간간히 들립니다.

 

최재붕 교수는 여기에 조심스럽게 답을 합니다. 아이들에게 선택권을 주되 부모님도 같이 공부해야한다고. 부모님들이 세상돌아가는 형국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아이들에게 더 넓은 길을 제시해줄수도 있다고 말이죠. 이 한 마디에 제가 제목에 적었던

 

포노사피엔스에게 몇 살때부터 스마트폰을 줘야할까?

에 대한 나름의 답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부모와의 정서적교감이 반드시 필요한 미취학아동때 스마트폰을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 형제와의 스킨십을 통해 인성이 함양되는 놓칠 수 없는 시기임은 여러 심리학자들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유튜브나 영상을 보더라도 주도권은 부모에게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무분별한 시청은 뇌과학적으로 편중된 발달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검색도 할 수 있고 SNS활동, 커뮤니티 찾는 법 등을 소화하려면 초등학교 저학년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검색을 한다는 건 키워드를 많이 알아야한다는 것인데 키워드를 알려면 최소한의 독서량이 기본입니다. 검색을 해서 나온 정보를 소화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에는 읽고 쓰기 능력이 필수입니다. 정보의 옳고 그름을 가려낼 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 정도가 가능하려면

 

적어도 중학생은 되어야 한다

 

는 게 제 생각입니다. 최재붕 교수는 아이들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까지도 암시하고 있습니다.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하려면 적어도 초등학교 5, 6학년에는 맞닥뜨릴 내용입니다. 우리들의 경험을 돌이켜봅시다. 인터넷이 되던 컴퓨터가 이렇게까지 사용하기 편하게 된건 스타크래프트의 보급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그 당시 컴퓨터를 처음 접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기술(?)습득은 순식간이었습니다. 기술습득을 먼저 접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의 내면을 다지는게 중요합니다. 최재붕교수가 결국 주장하는 건 이런 것이라 믿습니다.

 

영어 조기교육 논란과 연결될지도 모르지만 스마트폰 조기접하게(?)하는 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할듯합니다. 미국 유명 IT CEO들(빌게이츠, 전 페이스북 부사장, 빌 게이츠, 팀 쿡 등등등)은 자녀들의 스마트기기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는데 주목해야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초,중등학교에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기기들의 학교내 사용이 금지됩니다. 정책을 결정하는데 여러 가지 저항이 있을텐데도 프랑스라는 나라도 대단합니다. 이유는 사이버폭력 등으로부터 보호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이지만 오죽하면 저런 얘기까지 나왔을까 싶기도 합니다. 아이를 키워본 부모님들은 한번이상 고민해보셨을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최재붕 교수는 스마트기기를 사용할때 나타나는 부작용은 사용자 스스로 자정작용에 맡겨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입니다. 본인도 유학시절 한달간 온라인게임에 중독되었다는 고백과 함께 말이지요. 교수님은 물론 중독에서 헤어나왔지만 모두가 그렇게 운 좋은 건 아니란 걸 직시해야합니다. 책을 읽을때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아니다 싶은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한편 이런 급진적 주장을 하는 것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갑니다. 우리 나라가 신기술에 대한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지요. 데이터 3법도 최근에 통과되었습니다. 최재붕 교수님의 타겟은 아마 저런 규제를 한시바삐 글로벌 기준에 걸맞게 없애야한다는 주장에 가까울 것입니다.

 

책을 신중하게 읽으려 하다보니 글에 힘이 많이 가긴 했습니다.

보험삼아(?) 요약해보겠습니다.

 

요약

1. 자녀의 스마트폰 주도권은 중학교 입학 시기즈음에 부모들이 신기술의 장단점을 공부해 다 파악된 다음 토론하고 결정하게끔 한다.

그렇게 해도 늦지 않다.

2.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사람이 중심이다.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 수단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기술로 바뀌었을 뿐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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